이거 실화?
국가 2급 기밀이라는 게 설마 수능 출제였을 줄은 몰랐습니다.
지난 10월 28일 개봉한 영화 '수능, 출제의 비밀'이 조용히 입소문을 타고 있습니다.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순위는 3위에 그쳤지만, 보고 나온 사람들 반응은 순위와 사뭇 다릅니다.

40일 봉인된 이곳, 대체 뭐길래
영화는 대한민국 수능 국어영역 출제위원들이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채 40일간 합숙하며 문제를 만드는 과정을 다룹니다.
중도 이탈도, 외부 연락도 안 되는 폐쇄 공간이라는 설정부터 묘한 긴장감을 줍니다.
지방 소도시 국어 교사 맹보람이 얼떨결에 이 출제 본부에 합류하면서, 오탈자도 시비도 없는 완벽한 문제를 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문제없는 문제를 내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이었다니"
실제로 이 작품은 수능 출제위원으로 참여했던 지인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알려져 있어 더 생생하게 다가온다는 평이 많습니다.

흥행은 3위인데 입소문은 1등?
개봉 첫날 '수능, 출제의 비밀'은 '하트 오브 비스트', '극장판 치이카와'에 밀려 박스오피스 3위에 머물렀습니다.
일일 관객 1만 명 안팎, 누적 관객 2만 6968명이라는 숫자만 보면 화제성이 크지 않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주 개봉한 동 시기 한국영화 중에서는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할리우드 실사영화와 일본 애니메이션이 상위권을 양분한 극장가에서, 국내 코미디 영화가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게 읽힙니다.
공개된 후기에서는 소재의 신선함과 배우들의 호흡을 좋게 본 의견이 많이 보입니다.

4년 만에 돌아온 신스틸러, 누구?
슈퍼주니어 최시원이 이 영화에 특별 출연했다는 소식도 입소문에 한몫했습니다.
최시원과 이선빈은 티빙 '술꾼도시여자들' 시리즈 이후 약 4년 만에 다시 한 작품에서 만났습니다.
짧은 출연이지만 존재감만큼은 작지 않다는 반응이 이어지면서, 그의 등장 장면을 기대하고 극장을 찾는 관객도 늘고 있다고 합니다.
최시원은 2005년 드라마로 배우 데뷔한 뒤 같은 해 슈퍼주니어로 가요계에 데뷔해, 가수와 배우를 오가며 꾸준히 활동해 온 인물입니다.

어디서 본 얼굴, 알고보니
이 영화를 보고 나온 관객들 사이에서는 '어디서 본 얼굴인데' 하는 반응도 적지 않습니다.
마취과 교수 역으로 등장하는 한 배우는 사극과 현대극, 방송과 OTT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작품 수를 쌓아온 조연 배우로, 낯설지만 익숙한 인상을 남겼다는 평이 많습니다.
이름보다 얼굴이 먼저 기억나는 배우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는 점도 이 영화를 두 번 보게 만드는 매력 중 하나로 꼽힙니다.
출연진 면면을 뜯어보는 재미가 있다는 후기가 유독 많이 눈에 띕니다.
유재명과 김영민, 앙숙 케미 터졌다
출제 본부를 혼돈으로 몰아넣는 국어과 출제위원장 문주열 역은 유재명이, 자칭 정의로운 검토위원장 박경태 역은 김영민이 맡았습니다.
오랜 인연에서 비롯된 앙숙 관계라는 설정 위에, 두 배우의 코믹한 티키타카가 영화의 관전 포인트로 꼽힙니다.
유재명은 이 캐릭터를 처음엔 고사하려 했다고 밝힌 적이 있는데, 결과적으로는 그 선택이 관객들에게 가장 재밌는 장면 중 하나를 만들어낸 셈이 됐습니다.
여기에 전석호, 김영광 등 코미디 호흡이 좋은 배우들이 더해지면서 출제 본부 안의 긴장과 웃음이 동시에 살아난다는 반응이 이어집니다.
주인공 이선빈, 뭐길래 믿고 본다는데

주연 이선빈은 티빙 '술꾼도시여자들' 시리즈로 큰 사랑을 받은 이후 꾸준히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화장을 거의 하지 않은 맨얼굴에 투박한 옷차림으로, 시골 국어 교사라는 역할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코미디 장르를 흥미롭게 보는 시선과, 웃음 포인트에는 끝까지 적응하지 못했다는 시선이 공존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다만 소재의 독특함만큼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받는 분위기입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한국에서만 나올 수 있는 소재라 더 흥미롭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부산에서 먼저 보여준 이유

이 영화는 정식 개봉 전인 지난 10월 6일,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먼저 공개됐습니다.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오픈 토크 자리에서는 감독과 배우들이 직접 관객 반응을 듣기도 했습니다.
이용재 감독은 당시 수험생들을 향해,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문제없는 문제가 출제되길 바란다는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완성된 지 시간이 지나 뒤늦게 선보이게 된 작품이라는 점도, 이번 개봉을 기다려온 관객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으로 다가온 모양입니다.

박스오피스 1위 자리는 '하트 오브 비스트'와 '치이카와'가 나눠 가졌지만, 그 틈에서 '수능, 출제의 비밀'은 꾸준히 제 몫을 챙기고 있는 모습입니다.
수능을 앞둔 시기에 개봉한 만큼,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묘하게 공감되는 지점이 많다는 점도 입소문의 한 축으로 보입니다.
국가 기밀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코미디로 풀어낸 시도가 통했는지, 당분간 이 영화를 둘러싼 이야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 사진 출처 : 네이버 포토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