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인조 걸그룹인데 멤버들 얼굴이 하나같이 낯익다는 말, 혹시 들어보셨나요. 신인인데 신인 같지 않다는 반응이 쏟아지는 그룹이 있어서 저도 처음엔 '누구 소속사 애들이지' 하고 찾아봤습니다.
정체는 A20 라이트, 표기로는 A2O LITE입니다. 지난 10월 13일 오후 6시 데뷔곡 '니온(NEON)'을 공개했는데 단 하루 만인 14일 밤 11시 기준으로 멜론 톱100 1위에 올랐습니다. 신인 그룹이 데뷔 하루 만에 음원 차트 정상을 찍는 건 흔한 일이 아니라서 가요계에서도 꽤 놀라는 분위기였습니다.
이 그룹을 만든 사람이 또 화제의 중심인데, 바로 SM엔터테인먼트 창립자 이수만 프로듀서입니다. 경업금지 기간이 풀린 뒤 A2O엔터테인먼트를 세우고 키 프로듀서로 복귀하면서 보이그룹 A2O 소울과 함께 걸그룹 A2O 라이트를 동시에 선보였습니다. 하나씩 순차적으로 팀을 내놓던 예전 방식과 달리 두 팀을 한꺼번에 데뷔시킨 것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A20 라이트 멤버, 몇 명이고 누구?

A20 라이트는 영, 히메키, 보라, 시리, 라다, 메르시, 아윤, 오아, 아이찡까지 총 9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한국, 일본, 중국, 태국 등 다양한 국적의 멤버들이 섞인 다국적 팀이라는 점도 눈에 띕니다.
국적만 다양한 게 아니라 이름도 낯선 느낌을 주는 멤버들이 많은데, 그래서인지 처음 보는 분들은 '누가 누군지' 헷갈린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데뷔 무대 영상이 퍼지면서 멤버 한 명 한 명의 이름과 얼굴을 매칭해보려는 분들이 포털에 멤버 이름을 하나씩 검색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왜 자꾸 보아, 제시카 얘기가 나올까
보아 닮은꼴, 제시카 닮은꼴
A20 라이트를 둘러싼 반응 중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 바로 이 비주얼 이야기입니다. 2013년생 멤버 아이찡은 갈색 생머리를 휘날리는 비주얼과 분위기가 보아의 데뷔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는 반응이 많았고, 동갑내기인 비주얼 센터 오아는 S.E.S 유진과 소녀시대 출신 제시카를 연상시킨다는 말이 쏟아졌습니다.
공교롭게도 두 멤버 모두 이수만 프로듀서가 과거 SM에서 키워낸 레전드급 아티스트들과 자꾸 겹쳐 보인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업계에서는 '이수만이 또 찾아낸 안목'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과거 SM 특유의 비주얼 공식을 다시 꺼내든 느낌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음악적으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중독성 강한 후렴, 각 잡힌 칼군무, 고음으로 치닫는 브릿지 구성이 2000년대 후반에서 2010년대 초반 SM 걸그룹들의 문법을 떠올리게 한다는 반응이 적지 않습니다. 그 시절 SM 감성을 그리워하던 팬들 입장에서는 반가울 수밖에 없는 포인트입니다.

써니가 올린 영상, 왜 화제됐나
A20 라이트가 화제를 모은 데는 뜻밖의 인물도 한몫했습니다. 소녀시대 멤버이자 이수만 프로듀서의 조카로 알려진 써니가 자신의 SNS에 이수만과 유영진 프로듀서의 얼굴을 합성한 AI 댄스 영상을 올린 겁니다.
영상 속에서 두 사람은 A20 라이트의 '니온'에 맞춰 칼각 안무를 선보이는데, 이를 본 2PM 옥택연이 '이거 괜찮은 거지?'라는 반응을 남겼고 슈퍼주니어 김희철은 '수만오빠 정정하시네'라는 댓글을 달아 웃음을 더했습니다. 써니는 2023년 8월 SM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이 끝난 뒤 A20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맺고 유영진 프로듀서 지도 아래 프로듀싱 훈련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번 홍보 영상이 더 화제가 됐습니다.
아이찡 모친 임금체불 논란은 뭘까
화제성이 커지는 만큼 잡음도 함께 따라왔습니다. 데뷔 하루 만에 아이찡의 모친이 임금 체불 논란에 휩싸인 겁니다. 아이찡의 모친 측은 '내 책임이고 딸과는 무관한 일'이라며 회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신인 멤버의 가족사가 데뷔와 동시에 논란에 오르는 일은 K팝 업계에서 종종 있었던 일이라, 이번에도 멤버 본인과는 분리해서 봐야 한다는 의견과 소속사 차원의 입장 표명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아직 사안이 진행 중인 만큼 추가로 나오는 공식 입장을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이수만의 K팝 복귀, 왜 주목받나

이수만 프로듀서는 'K팝의 아버지'로 불릴 만큼 SM엔터테인먼트를 통해 H.O.T, 보아, 동방신기,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EXO 등 수많은 아티스트를 키워낸 인물입니다. SM을 떠난 뒤 한동안 공식적인 활동이 뜸했는데, 경업금지 기간이 풀리면서 A2O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다시 키 프로듀서로 나선 것이 이번 A20 라이트 데뷔의 배경입니다.
복귀 현장에서는 2억원대로 알려진 시계와 고가 셔츠 차림으로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패션 이야기보다 더 주목받은 건 역시 그가 직접 소개한 신인들의 데뷔 성적이었습니다. 보이그룹 A2O 소울과 함께 선보인 이번 데뷔쇼는 '웰컴 투 소울라이트'라는 이름으로 진행됐고, 두 팀 모두 국내외 음원 차트에서 동시에 좋은 성적을 내면서 이수만표 기획력이 여전히 통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뮤직비디오 역시 반응이 좋았습니다. '니온'은 공개 이후 유튜브 인기 급상승 동영상에서 상위권에 오르는 등 음원과 영상 모두에서 고른 호응을 얻었습니다. 화이트 톤을 중심으로 한 통일감 있는 의상과 헤어스타일로 팀의 첫인상을 각인시켰다는 평도 나옵니다.
앞으로 지켜볼 포인트
데뷔 하루 만에 차트 1위를 찍은 신인 그룹이 이후 활동을 얼마나 꾸준히 이어가는지가 사실 더 중요한 법입니다. 초반 화제성은 비주얼과 이수만이라는 이름값이 끌어줬다 해도, 결국 실력과 팀워크로 증명해야 롱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찡 모친 논란이 어떻게 정리되는지, 멤버들 개개인의 활동이 어떤 방향으로 뻗어나갈지도 관전 포인트입니다. 다국적 멤버 구성인 만큼 해외 시장에서의 반응도 꾸준히 따라가 볼 만합니다. 오랜만에 등장한 'SM 느낌' 신인 걸그룹이 실제로 얼마나 오래 사랑받을지, 당분간 가요계의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 사진 출처 : 네이버 포토뉴스 ]